우리 몸은 약 100조 개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각 세포는 세포막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포는 구조도 다양하지만 기능도 다양하다. 피부에 있는 세포, 내장에 있는 세포, 혈액에 있는 세포 등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는 계속 생성되고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 그러나 뇌, 신경, 심장을 포함하는 근육과 같은 조직은 세포분열을 하지 않아 처음 있던 세포가 없어지면 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이 세포들은 사라지며 계속 손상을 받게 된다. 이 세포들은 점점 노화되고 죽고 폐기물이 되어 간다. 이렇게 되면 인체의 각 조직과 기관의 통로를 막고 대사를 방해하게 된다. 세포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인체도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의 세포가 죽으면 사람도 죽는다. 그런데 세포는 어떻게 병들고 손상되고 죽는 것일까? 활성산소에 의해서이다. 활성산소의 공격을 받아 상처가 생기고 죽고 병든다. 또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보충이 늦어져 치유가 지연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을 세포의 노화라고 한다. 세포가 점점 약해지고 결합하는 힘이 떨어지는 것이다.
피부세포와 모낭세포에서 이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주름이 지고 피부가 처지며, 얇아지고 머리가 빠지는 현상이 바로 세포의 노화 때문이다. 세포는 바뀌는 과정에서 항상 미량의 금속성분이 필요한데 이것이 나이가 들면 비정상적인 위치에 자리 잡게 된다. 제 위치가 아닌 곳에 금속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이런 금속은 몸에 꼭 필요하지만 정상적인 위치가 아닌 곳에 자리를 잡아 오히려 독성성분의 일을 하게 될 위험이 생긴다. 활성산소가 하는 일은 간섭받으면 안 될 분자들과 화학적으로결합하고 반응하는 것이다. 불균형 상태에 있는 산소 분자는 우리 몸을 ‘녹슬게’ 한다. 활성산소는 몸 속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필연적인 화학반응의 결과 계속 생성되는데, 이러한 활성산소를 그냥 두면 닥치는 대로 세포를 파괴하여 노화를 가속화한다. 활성산소는 간세포의 소포체, 백혈구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생성된다. 적혈구 안에 있는 헤모로빈으로부터 조직으로 산소가 운반되고 섭취되는 과정에서도 활성산소는 발생한다. 미토콘드리아에서 세포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산소와 음식으로부터 비롯되는 연료가 처리될 때 활성산소도 함께 나온다. 활성산소는 미토콘드리아막 내부에 있는 지방산을 목표로 공격해서 이 지방산을 지방 과산화물로 만들고 이것은 다시 활성산소를 만든다. 활성산소는 그대로 세포막을 파괴하고, 중요한 단백질 효소를 손상시키고, 염색체들과 DNA 유전자들을 변형시키고, 미토콘드리아의 내부 구조를 파괴해서 더 이상의 에너지를 만들지 못하도록 한다. 그래서 결국 세포를 파괴한다. 활성산소의 수명은 마이크로 초 단위인데 어떤 시점이든, 어느 장소든 농도는 매우 적다. 그러나 활성산소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아주 빠른 속도로 주변을 공격한다.
활성산소가 얼마나 치명적인지에 대해 좋은 설명이 있다. X선이나 감마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두려워해야 할 것은 활성산소다. 계속되는 노출을 피할 수는 없다. 이전 시대에도 사람은 끊임없이 나오는 우주의 방사선에 노출되어 왔다. 구름이 없는 날약 1ℓ의 공기에는 산소로부터 만들어지는 오존이라고 하는 위험한 활성산소가 109개나 들어 있다. 태양과 별들로부터 오는 방사선은대기에서 여과되고 우리 몸은 활성산소에 노출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는 것과 달리 매우 걱정스러운 것은 외부에서 오는 이런 방사선이 아니다. 원자력발전소에 가장 가까운곳에 사는 사람들이라도 발전소에서 새어 나오는 방사선보다 우리 몸 내부에서 만들어진 활성산소 때문에 더 많은 손상을 입는다는 것을 알면 놀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일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세포 내부에서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는 반응성 높은 활성산소 때문에 체내에서 방사선에쪼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받으며 살아간다. 먹고 숨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두 일찍 죽어야 할 사람들이 어떻게 오래 살 수 있는 것일까? 우리 몸에는 놀라운 생존 장치가 있다. 바로 활성산소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청소하며 중화시키는 항산화 방어 시스템이다. 건강한 몸에서는 정상적인 에너지 생산과 화학물질, 미생물, 외부의 물질을 해독하는 데 필요한 만큼만 활성산소가 허용되고 나머지는 조절이 된다. 일부 효소는 활성산소가 마음대로 반응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정교하게 만들어진 자연적인 활성산소 제거 시스템과 함께 효소들이 적절하게 기능하면 활성산소에 의한 화학반응들을 제어해서 세포나 분자의 손상 없이 생물학적 효과를 볼 수 있다.이 항산화 방어 시스템은 여러 비타민, 무기질, 미량의 원소, 항산화제 등이 정교하게 기능하여 이루어져 있다. 한 가지 항산화제가 활성산소에 의해 비활성화되면 다른 단계의 반응에서 다시 신속하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복합적인 성분들로 이루어진 항산화제를 보충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효율적인 항산화제가 없었다면 활성산소는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세포막이 파괴되고 필수적인 효소 단백질이 손상되고, 세포막을 통한 수송에 방해를 받고, 유전자와 염색체에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변화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결국 세포는 병이 들고 악성을 띠게된다. 손상은 누적되면서 계속 진행된다. 활성산소의 생산이 제어되지 못하면 인체의 자연적인 방어 시스템은 무너지게 되고 만다. 한계를 넘으면 폭발적인 연쇄반응이 일어나고 활성산소의 농도는 100만 배까지 증가할 것이다.
이렇게 세포가 파괴되고 악성이 되면 효소가 손상되면서 노화가 촉진되고 혈액순환 장애, 악성질환, 염증성질환, 면역질환 등이 나타난다. 활성산소의 활성도와 악성 변화의 관계는 수십 년전부터 인정되고 있고 이제는 많은 항암연구의 기초가 되어 있다. 최근 연구에서 암, 관절염, 치매, 동맥경화증, 관상동맥질환, 혈액순환 장애를 포함하는 만성질환들은 계속되는 내부 반응의결과로 방사능에 의해 생긴 것과 비슷한 양태를 띠고 있어 방사선 병과 무관하다고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