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C 과다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은 혈관에서도 일어난다. 이에 관한 연구를 미국심장협회가 2000년 초에 발표하였다. 57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매일 비타민 C 500 mg을 복용할 경우 혈관이 좁아진다는 것이다. 또한 관상동맥 질환을 유발시킨다고도 하였다.”
저자는 저널리스트이지 의학을 논할 사람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들이 인용한이 연구는 2000년 제 40회 미국 심장협회 연례 학술회에서 초록으로 발표되었던 것으로 기존 학계의 검증을 받기도 전에 언론을 타고 흘러나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검증받지 못한 한 보고일 뿐입니다.
논문이 발표되는 과정을 간단히 말해보겠습니다. 학회가 열리면 그 학회의 크기에 따라 작게는 수백편많게는 수천편에 이르는 초록이 발표됩니다. 이러한 초록들은 기존 학계의 검토나 검증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관찰한 결과들을 발표하는 도구일뿐입니다. 그리고 이 초록들은 학회에서의 비판이나 의견들을 되먹임 받아 연구결과들이 다듬어져 논문으로 제출됩니다. 기존학계가 이를 수용하면 정식 논문으로 발표되는 것입니다.
초록으로 발표한 연구자들의 의견을 미국심장협회가 발표하였다고 적고 있는 비타민 쇼크의 배포가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예를 들어보지요. A라는 초등학교에서 학예회가 있어서 철수라는 학생이 자신의생각을 초록으로 발표했다고 합시다. 그럼 과연 이것이 A 초등학교에서 공식 발표한 이야기입니까? 저자들은 독자들의 오해를 유도하는 어법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언론보도를 베낀 것인지 초록의 내용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가십성 기사같이 적어두었습니다. 그리고 초록에 발표되지도 않은 관상동맥질환을 유발시킨다는 거짓말까지 이어붙여 쇼크를 불러일으키려합니다. 이 책이 에세이나 소설이라면 말을 않겠지만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목적으로 쓰여진 책이 소설을쓰고 있습니다.
초록을 발표하면서 책임연구자인 드와이어 조차도 자신들의 발견을 확증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초록이 발표되고 7년이 지났지만 이 초록은 공식 연구논문으로 발표되지 못했습니다.
하병근 박사 비타민시 월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