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의 필요량에는 커다란 개인차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개인차의 개념 전달 없이 하루 얼마의 비타민C를 먹어야 한다는 절대적 고용량 복용의 개념만이 여러분들에게 알려진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서양의학에 팽배해 있는 절대적 용량 개념에 익숙한 사람들이 비타민C에 존재하는 상대적 용량 개념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전달한 결과이겠지요.
괴혈병 예방의 목적이 아닌 질병의 예방과 치료 목적으로 투여되는 비타민C의 경우에는 커다란 개인차가 존재합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에게 친근한 체질이라는 개념을 가져 오겠습니다. 우리전통의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사상의학에서 사람의 체질을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으로 체질을 분류해 투여하는 약재들의 종류와 조합을 달리 하듯이 이러한 체질이라는 개인차의 개념이 비타민C에도 적용이 됩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비타민C 필요량은 개인마다 다 달라서 몇 가지로 나눌 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비타민C 필요량의 개인차는 물론 앞에서 언급한 체질에서 옵니다. 이를 전문 용어로 풀어보자면 각 개개인의 몸이 가지고 있는 생화학적 특이성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밭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생화학적 특이성의 쉬운 예로는 술을 들어볼 수 있어요. 알콜 농도가 높지 않은 술을 한잔만 마셔도 정신을 잃을 정도로 취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알콜 함량이 높은 술을 병째 들이켜도 정신이 멀쩡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같은 양의 알코올에도 몸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달리기를 할 정도로 온전한 사람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화학적 특이성이라는 체질 개념의 한 예입니다.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먹어도 살이 붙지 않는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역시 체질이고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생화학적 특이성입니다.
비타민C의 필요량도 각 개인의 주량만큼이나 커다란 용량 차이가 있습니다. 비타민C의 질병에 대한 치유 효과는 개개인이 필요로 하는 비타민C 용량의 90% 이상을 넘어서야 비로소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하루 10g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하루 9g 이상이 투여되는 시점에서 비로소 치유력이 그 모습을 비치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요 용량인 10g에 달해야 완전한 비타민C의 효과를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기존의 서양의학에서 찾아볼 수 없는 이러한 상대적 용량 개념이 비타민C에 처음 싹튼 것은 기니피그를 이용한 실험으로부터였습니다.
1967년 미국의 로저 윌리엄스는 기니피그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괴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용량의 비타민C를 주면 기니피그들은 괴혈병에는 걸리지 않지만 성장 발육에는 큰 차이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타민C 투여량을 증가시켰을 때 성장 발육이 더딘 기니피그도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사실과 정상적인 발육을 위해서 20% 정도의 기니피그들이 기존의 양보다 더 많은 비타민C를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윌리엄스는 100마리의 기니피그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이들이 적절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비타민C 양에는 20배에 달할 만큼 큰 폭의 용량 차이가 있다고 결론을 맺었습니다. 윌리엄스는 또한 사람은 실험에 쓰인 기니피그들보다 더 큰 개체차이를 보이므로 사람에서는 20배를 훨씬 넘어서는 용량 차이가 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라이너스 폴링은 이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습니다.
비타민C 필요량이 개인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윌리엄스의 예를 들어 설명한 폴링은 사람에게 존재하는 생화학적 특이성을 잘 헤아려 사람마다 적절한 용량의 비타민C를 투여해야 건강으로 가는 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폴링이 말한 인체 내에 존재하고 있는 생화학적 특이성은 곧 서양의학에 숨쉬고 있는 체질의학의 개념이고 이를 잘 헤아려 비타민C 필요량의 개인차를 염두에 두고 비타민C를 투여해야 비타민C의 치유력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From 우리집 홈닥터 비타민 C)